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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가 수상한 '인천 축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

 방금 전 서핑 도중 한 기사를 발견했다.
 내용을 보면 현재 인천 유나이티드의 성적 부진과 재정, 조직 문제 등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단체를 조직했고, 성적 부진과 얼마 전 조건도 사장을 디스한 인터뷰로 인해 구단의 이미지가 실추되었다는 구실로 허정무 감독의 경질과 함께 구단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뭐 구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맞는 말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알고 보면 모순 덩어리임을 알 수 있다. 그 모순을 한번 까보자.

1. 어이없는 주장
- 저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근거를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허정무 감독의 사퇴
- 성적 부진과 얼마 전 조사장 디스 인터뷰로 구단 이미지 실추
2) 구단 혁신 및 구단 조직의 효율적 개편
  2번은 뭐 어느정도 맞는 말이니 넘어가지만 1번의 경우는 말 그대로 어이없는 주장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 그렇게 볼 수도 있긴 하다. 16개 팀 중 13위를 기록했고 그 와중에 사장이나 디스하고 있는게 거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성적? 물론 최종적으로 13위라는 좋지 않은 성적을 낸 것은 분명하다. 올 시즌 초 6강안에 들어서 우승이 목표라고 하긴 했다만 전력을 봐도 우승권 팀이 아님이 분명했고 대대적인 선수단의 개편으로 인해 조직력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이전 취임 당시 올해까지는 팀 정비 기간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그 이후에도 전반기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중반 이후부터 서서히 치고 올라가 전반기를 5위로 마치면서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후반기는 단 1승에 그치긴 했지만 몇몇 게임을 제외하면 경기 내용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구단 이미지 실추? 뭐 결과적으로는 그 인터뷰로 인해 구단 이미지가 나빠지긴 했을것이다. 그런데 그 인터뷰 내용이 틀린것인가? 아니다. 맞는 말을 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발언을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게 아니라 그러한 발언이 나올 정도로 만든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것 아닌가? 이미지가 실추되더라도 알릴건 알려야 하는것이다.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그런 말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정도로 이미지가 실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성적과 구단 이미지 실추 다 인정한다고 치자. 그래서 경질한다고 치자. 누구를 감독으로 앉힐것인가?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결국은 김봉길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하게 될텐데 2010시즌 중반 페트코비치 감독 사퇴 이후 잠시 감독 대행을 했을때 성적을 보면 그 경기중 두 경기가 승부조작이 이루어졌었다는 점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지금보다 나을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안그래도 돈이 없다고 하는 와중에 자진 사퇴도 아니고 짜른다면 4년 계약을 맺었으니 잔여 임금을 지급해야될텐데 알려진 대로면 허정무 감독의 연봉은 절대 적은편이 아닌데 이미 나가고 있는 돈에 추가로 새로운 감독의 임금까지 지불해야 한다. 허정무 감독으로도 성적이 이렇다면 더 좋은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소리인데 그렇게 치면 현재 나가는 돈에 새로운 감독에게 지급할 돈까지 치면 못해도 두배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 나갈것인데 그러한 돈이 어디 있는가? 그런 돈이 있다면 차라리 선수 영입에 쓰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2. 도저히 알 수 없는 정체
- 기사를 보면 단순히 '축구를 사랑하는 시민' 이런식으로만 언급되어있고 구체적인 대표자나 핵심 인물이 누구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창립 총회에서 원로 축구인, 축구 관계자가 참석했다고는 하지만 창립 총회에 나타났다고 해서 실제 핵심 인물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조직이 결성되려면 사전에 어떠한 움직임이 있어야되는데 그것에 관해서는 딱히 알려진게 없는데 갑자기 나타났다는 점도 수상한 부분이다.
 뭐 비슷한 징조가 있긴 했다. 이 블로그 글을 보자, 작년 12월 경 글이고 운동하러 나갔다가 마치고 집으로 가려던 참에 평소에 같이 축구하던 인물들을 만났는데 그 인물들이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이 성적 부진으로 인해 세금 낭비를 하고 있고 감독이나 사장한테 책임을 묻자는 것이다. 조금 다른 부분은 있다만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사실 저건 성적 부진하다고 세금 낭비라는 주장과 책임을 묻는 대상이 감독이 아닌 사장이라면 별 문제 없다만..)
 이것 말고는 인천시청 앞에서 허정무 사퇴 1인 시위라는 경우가 있었는데 주장을 보면 감독이 사장 디스를 한 부분을 까는점과 직접적으로 허정무 감독을 겨냥했다는 점이 동일하다.
 하지만 위 두 사례는 딱히 조직적으로 이루어 졌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두 사례의 인물들이 이 조직 결성에 가담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직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안그래도 가뜩이나 구단 상황은 어렵고 승강제 시행을 하면서 강등이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적어도 올해 만큼은 감독을 전폭적으로 밀어줘도 모자란 상황에, 갑자기 나타나서 판을 뒤 흔드는 세력들의 정체가 수상하지 않은가?
2012/01/04 21:55 2012/01/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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